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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 마치고, 사촌 만나서 밥먹고, 지하철을 탔다.

요즘 아버지는 중앙성당에서 교리공부 하고 계시는데, 주말에도 사무실쪽에 나가시니까 괜찮으신데,

나는 주말에 대청동에 갈일도 없고 가고싶지도 않은데, 궂이 고모계신쪽 성당에 갈 필요는 없을 듯하고, 어릴때 한동내 살던 사촌형 친구가 이기대 성당에 가는데, 그쪽에 갈까 생각도 하고, 그냥 우리집 가까운 광안성당에 가볼까 싶기도 하고..  또, 아버지 세례 받으실때 까지 궂이 기다릴께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하자 싶고, 이생각 저생각 하다보니, 갑자기 남천성당에 가보고 싶어져서 남천동역에서 내렸다.  어릴때 남천성당에서 신부님이랑 축구하던 생각이 항상 머리에 남아있어서 그런지, 남천성당에 들어가면 마음이 푸근하다.

8시30분쯤 남천성당을 한바퀴 돌아보고 나왔다.  약속은 안했는데, 그냥 8시50분쯤 동여고 근처에서 조카를 기다렸다.  똑같은 교복, 똑같은 체육복, 그중에 어떻게 찾을까 싶었는데, 그래도 알아보겠더라.

버릇처럼 카카오톡을 보는데, 프로파일이 바뀌어 있는게 너무 반갑다.  광안대로에서 남천동쪽이 보인다.

 -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 외로울 때 혼자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행복'이라는 제목 아래, 지하도 어디쯤 투명 아크릴판에 에 적혀 있는 시 같은데
구구절절 맞는 말이다. 

.... 왔으면 왔다고, 바쁘면 바쁘다고, 전화는 아니더라도 문자나 하나 보내고 가지..
어짜피 둘다 술하고는 안친하니까, 시간되면 밥이라도 한끼 먹고 가고..
밥먹을 시간이 안되면, 편의점에서 박카스라도 한병 마시고 가던지..
언제라도 시간 낼 수 있는데, 없는 시간도 만들 건데..
심장이 뛰고 살아있는게 느껴지고 그럴건데, 아쉽다.
그래도 왔다간걸 알수 있었던 것 만으로 만족해야지뭐.. 

오늘은 점심때쯤 사무실을 나와 브롬톤 타고, 지하철 타고, 그렇게 친구집에 가서 밥을 먹고,
살아가는 넑두리 들어주고 자전거 타고 집에 왔다.
수영강변을 달리다가 앞에 로드바이크를 추월했다.
수영강2호교를 지나 자전거 도로에서 벗어나 횡단보도에 서있는데,
좀전에 추월했던 그 자전거를 탄 50대 중반쯤 보이는 아저씨가 옆에 선다.
그리고는 잠시을 쳐다보더니 한마디 한다, "전기(자전거)지요!" 
그래서 "아닌데요" 했더니,
다시한번 아래위를 훌고는,
신호가 바뀜과 동시에 총알처럼 패달을 밟는다.

내가 그렇게 부실해 보이나 싶기도 하고, 미니벨로에 추월당해서 기분 나빴나 싶기도 하고..
이래뵈도 MTB타고 산에 가면 제일 잘 올라 갔었고, 같이 다니던 친구들이 모두 인정하는 체력인데..  

자전거에서 내려 횡단보도를 건넜다.
멀어져가는 그 자전거 아저씨를 보면서,
한편으로 뿌듯하더라. ^__^

아래는 광안대로에서 니가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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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K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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