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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21시 40분경 Haeundae역에서 마지막칸 열차를 탔다.
평소에는 항상 서서 가지만, 빈자리가 많아 앉았다.
Centum역에서 사람들이 많이 탄다.
맞은편 오른쪽 끝자리에 누군가가 일어나고, 다른 한 사람이 앉는다.
하얀의 Box T-shirt에 베이지색 cargo pants, 베이지색 polo자수가 있는 cap, 흰색 Nike mesh sandal.
T-shirt, cap, sandal은 2004년의 기억 속의 그것들과 일치한다.
170이 넘을 듯한 키에 전화기를 들고 있는 손과 갈색의 짧은 머리카락, 마스크를 하고 있어 알아볼 수는 없지만 너무나 흡사하다.
Kwangan역에서 내려야 하는 나는, 잠시 내릴까 말까 망설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출입문 쪽으로 갔다.  30cm 정도 공간을 사이에 두고 앉아 있는 사람, 혹시 너일까?
Facetime중인 목소리에 귀 기우렸지만, 열차 안이 시끄러워 잘 들리지 않는다,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이 멈추지 않는다.
짧은 몇 분간의 두근거림 뒤의 긴 여운, 잠깐이지만 제어할 수 없는 가슴설렘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매년 2월 7일과 7월 30일은 7시~8시 사이에 해월정에 간다. 이번에는 토요일이라 조금 일찍 가려한다.
돌아오는 길은 쓸쓸하겠지만, 그곳으로 가는 길은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오롯이 너 만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다. 일 년에 두 번이지만 행복한 상상을 할 수 있어 좋다.
기대와 허무, 기쁨과 상실감이 교차되지만, 아직도 가슴 뛰는 삶은 살고 있음이 위안을 준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또 海雲臺이 존재하는 동안, 매년 두 번 할 일이 있다는 것, 기다림이 있다는 것, 남들과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것, 그 마음들이 나를 숨 쉬게 한다.

지금 이 순간도 혹시나 너였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속 어딘가 비어있는 듯한 느낌과 함께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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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K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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