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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B612에서 온 어린왕자와 사막여우의 대화는 매번 읽을 때마다 가슴이 떨린다.


"넌 누구니?  정말 예쁘게 생겼구나..."
"난 여우야"
"나랑 놀자"
"나는 너랑 놀 수 없어.  길들여지지 않았거든"
"`길들인다`는게 무슨 뜻이야?"
"다들 잊어버린 건데, `관계를 만든다`는 뜻이지"

"관계를 만든다고?"
"너에게 나는 수많은 다른 여우와 다를 바 없어.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너는 나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가 될거야"

"내 생활은 단조로워. 나는 닭을 쫓고, 사람들은 나를 쫓고. 닭들은 모두 그게 그거고, 사람들도 모두 그게 그거고. 그래서 난 좀 지겨워.  그러나 네가 날 길들인다면 내 생활은 햇빛을 받은 듯 환해질 거야. 모든 발자국 소리와는 다르게 들릴 발자국 소리를 나는 듣게 될 거야. 다른 발자국 소리는 나를 땅속에 숨게 하지. 네 발자국 소리는 음악처럼 나를 굴 밖으로 불러낼 거야. 그리고 저기, 밀밭이 보이지? 나는 빵을 먹지 않아! 밀은 내게 아무 소용이 없어. 그래서 슬퍼! 그러나 네 머리칼은 금빛이야. 그래서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정말 놀라운 일이 일어날 거야. 밀은, 금빛이어서, 너를 생각나게 할 거야. 그래서 나는 밀밭에 스치는 바람 소리를 사랑하게 될 거고……."

"어떻게 하면 되는데?"
"참을성이 아주 많아야 해.  먼저 풀밭에 그렇게, 나랑 조금 떨어져 앉아."
"나는 너를 슬쩍 쳐다볼 텐데, 너는 아무말도 하지마.  말은 오해의 근원이야.
그 대신 매일 조금씩 더 가까이 앉는거야"

"매일 같은 시간에 오면 더 좋을거야.  가령,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행복해질테고, 4시가 되면 안절부절못하게 될거야.  난 행복의 대가를 알게 되는 거야."


어린왕자는 여우를 길들였다.  그리고 떠날 시간이 다가왔다.
"아! 울고싶어"
"네 잘못이야.  네가 나한테 길들여달라고 했잖아, 나는 너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는데..."

"분명 그랬지"
"그런데 울거라며!  그럼 넌 얻는게 없잖아!"
"얻는게 있지.  밀밭은 황금빛이니까"

"누군가를 소중하게 만드는 건, 네가 그 누군가에게 쏟은 시간이야."
"사람들은 이 진리를 잊어버렸어.  하지만, 너는 잊으면 안돼.  너는 네가 길들인 것에 언제나 책임을 져야해"
"책임이 있다~~"

"중요한건 눈에 보이지 않아.  만약 네가 어느 별에 있는 꽃을 사랑한다면, 밤에 하늘을 바라보는 게 달콤한 일이 될거야, 모든 별에 꽃이 필 테니까"

"만약 누군가 수백만개의 별에 딱 한송이밖에 없는 꽃을 사랑한다면, 그는 별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할거야" 

== =======

어제는 감천문화마을에 갔었다.
어린왕자와 조금 떨어져 앉아있는 사막여우를 보고 싶어서 였다.

때로는 허전하고 때로는 아프지만,
마음속에 살아있는 기억은, 아주가끔 나를 행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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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K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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