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주가 과거가 됩니다..
아침 일찍 나와서, 중앙동의 한 골목길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용두산공원을 넘어 털레털레 걸으니, 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갑니다..
피천득의 인연, 황순원의 소나기, 알퐁스도데의 별..
과거를 회상하며 그 동안 만나고 연락이 끊어졌던 많은 사람들을 떠올립니다..
문득, 머릿속을 스치던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로 시작하는 짧은 수필..
수필의 첫 문장을 떠올리니, 기억속에 스쳐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혼자 실없이 웃습니다..
마주 오던 사람이 이상한 눈으로 흘낏거리고 지나쳐갑니다..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이 없나 봅니다..
이 수필에서 작가는 친구와의 관계를 단편적으로 아래와 같이 표현합니다..
"우정이라 하면 사람들은 관포지교를 말한다.
그러나 나는 친구를 괴롭히고 싶지 않듯이 나 또한 끝없는 인내로 베풀기만 할 재간이 없다.
나는 도 닦으며 살기를 바라지는 않고, 내친구도 성현 같아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인간관계에는 일방통행은 없습니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습니다..
허물없는 사이라고 생각하는 그 친구에게는, 내가 그런 것처럼, 그에게도 나 아닌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있고, 가족이 있습니다..
사람 사이의 벽은 눈에 보이는 담장과는 달리, 중력을 거스러는 연어 같은 놈인지라,
쌓기는 싶지만 허물기는 힘이 듭니다..
자본주의 사회지만, 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듯합니다.
어쩌며, 돈으로 해결이 가능할 수도 있겠지요,
물론 그 댓가는 많이 비싸며,
결과는, 눈에 보이는 벽 만이 사라질 뿐, 보이지 않는 벽은 더 높아질테니까요..
한 사람이 벽을 쌓습니다.. 그 벽은 점점 높아집니다..
벽이 높아지니, 벽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전망이 좋습니다..
그 사람의 벽은 성이 됩니다..
성 밖에 사는 사람들은 성문 앞을 지키기 시작합니다..
성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성 안에서 나오는 사람을 막기 위해서..
"한 사람만 쌓아도 벽이란 생긴다지만, 나를 향해 벽을 쌓으면 반은 내 책임" 변진섭 노래가사의 한구절 입니다.
오늘, 누군가 쌓았을지 모르는, 내 주변의 벽들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La salle pour 207..'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그 깊은 떨림 中에서 (0) | 2016.10.31 |
|---|---|
| 인연이란 .. (수정 : 2016년 8월 19일) (0) | 2012.07.10 |
| 사랑 그리고 배려.. (0) | 2010.02.09 |
| 너만을 위한 작은 공간 (0) | 2009.04.18 |
| 冷靜と情熱のあいだ : Calmi Cuori Appassionati, 2001 (0) | 2009.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