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디지털 사진기 변천사
2001년 후지필름에서 출시한 120만화소의 디카를 업무용으로 처음 샀었고, 120만 화소는 색표현력이 너무 제한된다는 이유로 2004년도 초에 올림푸스 400만화소의 하이엔드 모델에 60만원 중반의 가격을 지불했다. 출장가야할 일을 카메라로 해결했으니 훨씬 경제적이었다. 2005년 12월 Samsung에서 Pentax 제품을 이름만 바꿔 출시한 가성비 좋은 DSLR을 한 인터넷쇼핑몰에서 첫구매자에게 주는 10% 할인쿠폰을 적용하여 70만원초반대에 손에 쥐었다.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갖게된 취미때문이었다. 디카에서 시작된 사진취미가 사진의 질을 위해 필름카메라로 넘어갔다가 디지탈의 편리함으로 돌아온것이었다. 그후 2년쯤 지났을까? TV에서 Kodak dica PR에 꽂혔었고, 시간이 지난 어느날 매장에 디스플레이 되어있던 단종된 제품을 싸게 가져왔지만, 반년만에 샀던 가격에 되팔았고, 1년쯤 뒤에 회전액정과 감성적인 결과물에 꽂혀 단종된 Contax제품을 알아봤지만 구하지 못했고, Sony의 단종된 회전액정의 디카를 리퍼제품으로 구입했다. 몇년 뒤 사진생활이 주춤할 무렵, 사진취미를 다시 가져보자는 마음으로 Sony F828 중고에 9만원이 넘는 정품배터리를 추가로 들렸지만, 덩치는 DSLR보다 크고 sensor는 작다보니, 결과물에 만족할 수 없었고, 결국 DSLR을 대체하지 못하고 친구동생에게 배터리값에 넘겼었다.
일 때문에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내린 결론은, 일상을 찍는 사진기는, 언제 어디를 가더라도 주머니에 넣어 다닐 수 있을 만큼 작고 가벼워야 한다는 것이 첫번째 필요조건이었고, 좋은 결과물을 얻기 위한 sensor의 크기는 부수적인것이었다.
주머니에 들어가는 스마트폰은 이미 사진찍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으며, 화질은 예전의 스냅디카에 비해 훨씬 좋아졌고, 한때 사진기 시장을 대체할거라는 이야기가 만연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사진기의 시장이 죽지않고 살아남아 있는 것은 sensor의 크기에 한계가 있는 스마트폰이 넘을 수 없는 선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내가 오래전에 샀던 DSLR을 가끔 사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몇 년간 나는 스마트폰으로 사진기를 대신해 왔었고, 자연스레 사진 취미를 잠시 접었었다.
지난 몇주간의 고민 끝에 손에 넣은 카메라 RICOH GR II.
이모델이 출시되었을때, 직업으로 또 취미로 사진기을 찍는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거리로 떠오르던 2013년 그때부터 관심을 가졌던 그 사진기의 두번째 모델이 출시된 때가 2015년 중반이었고, 2018년 9월 세번째 모델이 출시된다고 한다. GR II의 가격이 백만원에 육박하던 출시가에서 칠십만원 중반 이하로 떨어졌기에 갈등이 생겼다. 다가오는 9월에 출시해서 시장에 풀리기까지는 지금부터 반년은 걸릴테고, 그동안 열심히 사용하면 그만큼 저렴하게 지불하는 것이라는 말도 안되는 논리와 신제품에 대한 갈망이 상반되어 혼란스럽게 했다. 새모델의 출시가는 아마도 백만원 전후가 될것이니 지금이 구매 적기라는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리게 되고, GR II의 현재가격은 때마침 가구를 만드는 친구의 부탁으로 일을 도와주고 수중에 들어온 돈의 범위내에 있다는 또하나의 지원군을 만들어 낸다. 7월초 한국을 방문하는 사촌에게 캐나다 현지 가격을 알아보기도 하고, 일본에서 직접구매할 경우의 비용도 알아봤지만, 별로 덕되는 게 없었다. 오히려 사무실 비품으로 구매해서 부가세 환급을 받았을 경우, 미국시장에서 사는 것과 비슷한 가격이 된다. 그 결과 5월 25일 사무실로 택배가 배달되고, 타이핑을 하는 이순간 책상위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다. Brompton 지름 이후의 또다른 후회없는 지름이 될것이라고 최면을 걸어본다.
손에 쥐어 보니, 세계의 많은 amateur와 professional photographer들이 몇 안되는 최고의 snapshot camera중의 하나로 꼽는 이유가 조금은 이해가 되는 듯하다. 다만, 이 카메라의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할 것이고, 내가 그 많은 기능들을 숙지하고 손에 익혀 사용할 수 있을지가 의문스러울 따름이다.
뷰파인더를 보며 사진을 찍어주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을 볼때면, 언제나 사진에 남기고 싶었다.
그런 날이 다시 올 수 있을까?
오늘도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한다.
평온한 밤, 꿈꾸지 않는 밤, 아침까지 잠에서 깨지 않는 밤이 되게 해달라고..
혹시 깨려하면, 대신 나를 깨워달라고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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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OH GR II
size : 117L * 63H * 35D mm
weight : 248g (incl. battery)
sensor size : APS-C
focal Length : 28mm (35mm equivalent)
body material : magnesium alloy
Sony F828, Vario-Sonnar T*
Sony F88 (회전렌즈와 1cm Macro)
Kodak V570 dual lens (V705으로 가기위해 팔았지만, 결국 V705은 손에 넣지 못했다.)
SAMSUNG GX-1S (with SMC Pentax-A & National 281)
OLYMPUS C750uz (나를 사진과 친해지게 만든 카메라)
FUJIFILM FinePix1200 (my 1st dica)
필름카메라와 즉석카메라는 기회가 되면 전부 꺼내서 사진찍어 올리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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